산조란 무엇인가
산조는 남도 지역의 시나위와 판소리의 노래가사가 빠지면서 기층음악을 바탕으로 하여 연주자의 높은 기량이 필요한 높은 차원의 기악독주곡으로 발전시킨 전통음악의 하나이다. 산조는 '허튼가락' 또는 흩은 가락' 부르기도 한다. 산조는 19세기 중 후반에는 심방곡(心方曲)이라 부르기도 했다. 심방곡이란 무속음악에서 합주로 연주되는 기악음악, 현재의 시나위를 말한다. 19세기 중반부터 지역의 풍류방에서 향유되면서 독주 음악으로 변화했으며, 19세기 후반에는 현재와 같은 산조의 형태로 기초적인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두 개의 이상의 장단의 연속성 안에서 느린 장단과 빠른 장단을 형식적으로 구별하고 그것을 연속시켜 악곡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기산조는 늦어도 1920년 전후로 주변 음악 갈래, 즉 굿거리, 봉장취 등의 기악이 신조와 만나면서 서로 조절하며 알맞게 시작할 무렵 경기, 충정 지역 산조와 전라 산조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광복 전까지는 산조의 장단연속체는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당악 등의 악장으로 연속되는 긴 가락이 구성하게 되었고, 평조(경토리계 음구조)와 계면조(육자배기토리계 음악구조)라는 조성의 음악구조적 역할이 선명해졌으며, 청의 이동이 조성과 연계되면서 형식적 일관성이 강화되었다. 변화되는 과정에는 봉장취 음악적 요소, 즉 연희적, 묘사적, 표현력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섬세한 음악으로 만들어졌다.
후기산조는 20세기 후반기에 형성되었다. 산조는 즉흥미 보다는 형식미를 갖추게 되었고, 스승과 제자의 배움이 구전심수(口傳心授)보다는 이때부터 악보가 만들어지게 되면서 악보로 학습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산조의 음악 논리적 일관성이 강화되었고, 악기 별로 구별되는 음색이 다양한 기교로 구현되었다. 후기에는 산조의 곡의 길이가 중기산조 때보다 두세 배 이상 길어졌다. 호남산조 중 전남제 김창조계 산조는 경기, 충청 산조의 구조적 특징을 수용 및 재해석했다. 나아가 이 시기에는 악기별 산조, 즉 아쟁산조, 태평소, 철현금산조 등도 나타나기도 했다.
다스름이란 무엇인가
산조의 전(全)바탕을 제대로 된 연주를 하고자 할 때 산조의 첫 악장인 진양조를 연주하기에 앞서 연주하는 짧은 가락이 있다. 이것을 다스름이라 부른다. '다스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다스름은 판소리와 비교하면 단가(短歌)와 같이 볼 수 있다. 판소리를 부르기에 앞서 목을 풀기 위해서 부르는 것 같이, 산조연주가는 산조 한바탕을 연주에 앞서서 악기의 성능도 점검하고 조율도 하는 가운데에 그날의 멋진 연주를 위해서 긴장을 풀기 위해 먼저 다스름을 가락을 연주하게 되는 것이다.
산조의 장단 구성
판소리는 북으로 장단을 치지만, 산조는 장구로 장단을 친다. 판소리와 산조는 반주하는 타악기는 다르지만, 그 장단을 부르는 이름은 같다.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엇몰이, 자진모리, 휘모리 등이 산조와 판소리에서 쓰이는 장단명칭이며, 특지 산조는 장단별로 음악을 구분한다. 산조는 세 개의 악장이 모여서 하나의 악곡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악곡구성에서 빠질 수 없는 장단은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이다. 느리게 시작하는 악장부터 빠른 악장으로 몰아가는 구조는 한국음악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화려함 속에 절제미, 산조의 아름다움
평생을 가야금산조만을 연주했던 산조의 명인인 심상건에게 당신은 무엇이 즐거워 그토록 산조만을 타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잠시 누을 감고 생각하다가 " 죄고 푸는 그 맛이 좋죠"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산조는 이처럼 죄어드는 긴장감과 풀려가는 이완감의 선명한 대비가 슬픔과 기쁨이 감정을 속에서 서민의 억눌림을 환희로 전환시키는 승화된 음악미를 가진 음악이다. 선(線)의 미로서, 산조는 화음을 배제하고 전곡을 하나의 음선(音線)으로 전개되면서 철저한 선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은 한 음(音)마다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추고 있다는 믿음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두 번째는 역동(力動)의 미로서, 산조는 가장 기초적인 리듬형부터 밀고, 달고, 맺고, 푼다는 느낌으로 조이고 풀고 라는 주제와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셋째는 무한연속(無限連續)의 미로서, 산조는 재현부(再現部)가 거의 없으며, 선율이 끝없이 변화되는 아름다움이다. 마지막으로 멋의 미다. 멋이란 음악적 수용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라고 정의하면서, 산조가 청중의 마음을 음악 속으로 끌어들여 음악과 함께 소통하도록 하여 추임새를 하면서 동화하게 하는 것을 산조의 아름다움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