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정서를 대변하는 민요
우리 민족은 어느 곳에서나 항상 노래를 불렀다. 들어 나가서 일을 할 때, 아기를 재울 때, 그리고 추수가 끝나 한바탕 판을 벌이며 놀 때에도 민요가 신명 나게 흥을 돋우는 촉매제가 되었다. 민요는 제주나 기교가 없어도 누구나 만들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으며, 모두가 함께 '즐기고 노는' 음악이었다. 따라서 민요 속에는 삶의 모습이 가장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며, 떠나가 님을 못내 그리워하는 여인네의 애틋한 사랑 노래부터 시집 못 간 노처녀의 악살 맞은 신세타령, 풍요로운 결실을 베풀어 주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예찬에 이르기까지 민요는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과거 우리 민족의 삶의 이야기를 부른다. 민요를 통해 삶의 고통을 드러내기도 또 극복하기도 했다. 따라서 민요는 한(恨)과 신명의 정서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민요는 집단적으로 불렸으며, 이러한 집단적 익명서가 민요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이 된다. 민요의 사설에 나타난 다양한 삶의 모습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공통된 삶의 모습이다.
◆민요의 역사
민요는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단정 지어 말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민요는 악보화되거나 문서화되지 않는 채 철저히 구비(口碑) 전승에 의존해서 전해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에 박자에 맞추어서 소리를 낸다.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있는 고서에 우리 민족이 일찍기 춤과 노래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음을 토대로 해서, 그때 불린 노래가 민요였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고구려민요에 <황조가>, 백제의 민요 <정읍사>, 특히 신라시대 민요는 어느 시대보다도 음악이 풍성하였던 시기였다. 현제까지 문헌으로 전해 내려오는 노래가 많으며, 옥보고의 거문고곡과 우륵의 가야금곡, 그리고 작곡가 미상의 곡이 수없이 전해 내려왔다는 기록만이 남아있다. 신라시대에는 특히 '향가'라고 불리는 노래가 있는데, 이것이 일연스님에 의해 '이두'라는 문자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대표적인 노래로는 <서동요>가 있는데, 서동은 원래 백제 무왕의 아명인데, 신라의 선화공주가 이쁘다는 말을 듣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신라로 잠입해 들어가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쳤다. 아이들은 이 노래를 배워서 널리 퍼뜨렸고, 결국 서동은 공주의 남편이 됨으로써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노래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민요에는 <통속민요>가 있는데 이것은 어떤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방에서 불러진 민요를 말한다. 통속민요는 전문으로 부르는 사람들에 의해 불러졌는데, 음악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민요의 음악적 특징 '토리에 따른 구분'
민요는 그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에 의해 불러졌기에 가 지역의 민요는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음악적 특징이 있다. 이것을 순수 우리말로 '토리'라고 한다. 즉, 토리라는 말은 지역의 음악적 특징 뜻한다. 민요의 음악적 특징은 민요를 구성하고 있는 음(音)과 그 음들의 기능, 음이 움직이는 방식, 소리를 내는 발성법, 장식음의 사용법 등을 있다. 이러한 한 지방의음악적 특징이 현지인에 의해서 보통 '토리'라는 말로 불려진다. <경 서토리권>, <메나리토리권>, <육자백이토리권>, <제주토리권> 등을 보면 음악의 토리로써 구분하고 이런 기준에 의한 민요권의 분류라고 볼 수 있다.
경서 토리권은 황해도전부, 강원도 북서부, 경기도 북부지역이 해당된다. 메나리토리권은 함경도 전부, 강원도 서북부를 제외한 지역, 경상도 전부 등이 해당된다. 또한 메나리토리권은 넓게는 경기도 동남부, 충청도 동부, 전라도 동북부 지역에까지도 확대 될 수 있다. 그다음 육자백기토리권은 경기도 남부, 충청도 서부, 전라도, 경상도 서남부 지역으로 되어 있고, 제주도 민요는 독자적인 제주도토리권을 형성하고 있다. 민요권의 분류는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있는 민요를 효과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